Extraordinary Everyday!

아침 감사

하루2022. 11. 18. 11:04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여러가지 꿈을 꾸었다. 

관광지에 놀러갔는데 타려고 기다리던 기차의 한 량이 360도 회전을 했다. 꿈에서 깜짝 놀라 울었다.

꿈 속에서 깜짝 놀라서 운 경험은 또 처음이다. 

그 전 꿈은 친구들과 식당에 찾아갔는데, 메뉴를 골라 몇 명이 먹을 건지 물어보는데, '손을 들었는데도' 수를 세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아니 왜?

 

그러곤 잠에서 깼다. 7시 기상 알람을 듣고도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보니 잼을 챙겨주었으나 잼을 바를 나이프를 챙겨주지 못했다. 이런. 

 

아무튼 시작부터 늦은 오늘, 집에서 나서는 시간도 늦었다. 리스트에 적어둔 35분이 아닌 37분.

나의 '강박'은 또 신경질로 나타나고 있었다.

 

- 37분이다.

- 벌써 늦었다. 

- 리스트는 왜 작성하나 몰라. 앞으로 리스트 작성 안 해도 되겠다....

 

그러다 깨달았다. 아이는 내 모습을 거울 삼는다는 것을. 요 며칠 아이가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아이의 지속적인 표현'은 모두 '나의 모습'을 닮은 것이었다.

 

미안함이 컸으나 표현을 못하고 달리 말했다.

- 그래도 셔틀 버스만 타면 괜찮지 뭐! 라고 아이에게 말했다. 

 

아이는 나의 스승이었다. 한술 더떴다. 아니 '청출어람'이라고 해야하나?

- 버스 못타도 괜찮아! 택시 타고 가면 되지!

 

- 그래 네 말이 맞다. 물론 에너지와 시간이 더 들겠지만....

(그냥 네 말이 맞다고만 하면 될 것을 굳이 에너지, 시간까지 들먹이다니... 아직은 부족하다)

 

그래도 깨달음이 있었다. 

덕분에 아이에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 동안 아이의 행동을 보니 아이는 어떤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 했다. 그 모습이 나를 닮은 것이었다. 20대 때 직장 선배가 내게 충언하길, '불평 불만이 많다고 했다' 나는 귓등으로 듣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는 그저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라는 식으로 반응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소극적인 공격이었겠지? 그때 깨닫지 못한 것을 이제 40 넘어서 깨닫는다. 아니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배우는 것이다. 

 

아이가 없었다면,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나는 언제쯤 알게 되었을까? 참으로 감사한 하루다. 

그리고 이제라도 알게 되다니 뿌듯하다.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