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ordinary Everyday!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오전 5시 30분 기상.
감지 않은 머리 질끈 묶고 고양이 세수.
저녁 늦게까지 싼 짐가방을 질질 끌며 버스 정류장 도착.
버스를 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빈 택시 한대를 보내며 마음만 더 조마조마 해짐.
결국 택시를 타고 안산 버스터미널 도달.
6시 20분에 출발하는 '인천공항 행' 버스 승차.
2시간 예정으로 적혀있던 시간표를 무시하고 8시 전에 도착.

만나기로 한 동행자들은 8시 30분 약속.
먼저 짐 부치고 발권함.
(기내 반입 물품 꽤나 삼엄, 화장품류, 칼등은 수화물로 부쳐야 함.
스킨, 로션, 향수, 생수도 기내 반입 안됨 -.-)

20만원 인출, 5만원 환전하여 15000원?(타이완 달라) 받음.

아차!.. 로밍서비스 받음, 10000원 보증금으로 충전기까지 얻음.(아싸)
발신시 현지는 1분단위 350원, 다른 나라로는 850원(우웨에에에엑)
수신시 746원, 문자메세지 수신은 무료, 발신은 건당 300원(허걱)
(고로, 로밍서비스 신청하면서 타 통신망을 이용하여 할인 혜택을 받아야 함, 안내해주시는 분은 별도로 말씀 안해주심 -.-)

동행자와 아침을 챙겨먹고 면세점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10시쯤 게이트에서 기다림.
기다리던 비행기는 연결이 되지 않아 10시 30분 출발이
11시로 바뀜.

대단히 죄송하다는 KE691 타이페이 편.. 대한항공.
'탑승 성공'

옆자리는 덩치 좋은 흰머리 외국인 아저씨.
군것질을 좋아하는지 내가 창문을 볼때
슬쩍 꺼내드시던 초콜렛 바와 땅콩 과자.

한시간 쯤 지나자 나온 기내식 점심. 해물 곁들인 밥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부를 모르시는 아저씨, 슬쩍 한번 드시곤 곧장  '콕' . 두어번. 외치심.
나는 빵은 얼른 가방에 넣음, 쥬스 대신 맥주 달라할 걸.. 조금 아쉬웠음.
사진 찍는 것이 부끄러워 비행기 뜨는 사진도 못 찍었네.
아효...

CBOL학회에 왔다. The 2nd Internationl Barcode of Life Conference
가 대만에서 열렸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영어'를 쓰는데 다들 '영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참으로 부끄럽고 부러울 따름이다.

컨퍼런스의 주최자는 캐나다의 겔프 대학이 되었고 그 중심에는 폴 에베르라는 70대 할아버지 교수가 있었다. 연구의 꽃은 노년에 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산타클로스 같은 흰 수염을 갖다 붙인 게 아닌 진짜로 기른 할아버지들이
수두룩했다. 간간히 빠박 머리 할아버지도 있었다. 백발 할머니도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튼 분류학자들이 실종되어 가는 전세계적인 사태를 맞아 분자유전학적 방법으로 생물다양성을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가지 주제를 갖고 논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한편 일주일동안 비슷한 주제를 줄줄이 듣다 보니,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간간히 이상한 생각도 들었다. 생물다양성을 살펴본다고 전 세계 자연사 박물관에는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산림 속에서 잘만 살고 있던 나비들을 수천마리 데려와 표본으로 만들고, 다리 하나 떼어 DNA실험을 하며 북태평양 바닷가를 신나게 헤엄치던 물고기를 잡아 알콜에 풍덩 집어 넣고 실험을 한다는 것
어쩌면 이런 작업들이 '인간 중심의 지배욕, 집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의 학문적 호기심','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그런 것을 만들었고,
나아가 '자연의 보존, 지구의 평화'를 생각한 것이겠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형태분류에 한계를 느낀 분류학자, 더욱이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없어 턱없이 부족한 분류학자들...이 자구책으로 내 놓은 것이 이번 학회의 시작이 되지 않은 것이가 싶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일주일간 학회 일정 속에서 '나쁘게' 느낀 점이 이렇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