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ordinary Everyday!

작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 정확히 크리스마스 이브 전 날이다. 

같은 아파트, 구역 모임에서 만난 자매님께서 나눔해주신 '위인전기' 책을 아이가 읽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라는 제목으로 '세반 스즈키' 인물에 대한 내용이었다. 

 

피곤해서 먼저 잠자리에 누워있던 나에게 딸이 이야기 한다.

'엄마 내일은 일어나자마자 길 거리에 쓰레기를 주우러 가자!'

 

일전에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활동으로 바닷가 쓰레기를 줍거나, 집 근처 쓰레기를 주운 적이 있었다. 물론 순전히 내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아이도 함께 해주기는 했지만, 적극적이라기 보다는 '흥미'로운 활동 중에 한 가지였다. 이내 관심을 잊고 킥보드를 타는 것에 집중을 하기도 했으니. 

 

그런데 이 날은 달랐다. 아이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물론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활동이었지만, 아이가 '환경 운동가'에 관한 책을 읽고 다음날 쓰레기를 주우러 가자고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한 것이다. 와우! 나는 감동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크리스마스 선물이구나 싶었다.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에게 '세상을 바꾸는 공부'라는 제목으로 '정약용'에 대한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은 아니고 '엄마의 시선'으로 골라달라고 하였기에 읽어주었다. '한국 인물'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었다. 

 

책의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를 다스리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일침을 가할 만한 내용이었다. 아이에게 무엇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학문'에 힘쓰는 위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가 '배움'에 대한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랬다. 그것은 나의 욕심, 욕망이었다. 

내가 아이에게 알려준 '학문'은 아이에게 '항문'으로 전달이 되었고. 아이의 장난끼가 더해져 '똥꼬'로 변질되었다. 힘주어 '학' 문이라고 말해주었지만, 이미 아이에게 '항문'으로 입력이 되었기에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배움'에 대해 알려주고자 했던 나의 기대이자 욕망은 아이의 말 한마디에 수포로 돌아갔다. 

부모의 섣부른 기대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뭐 실망해도 어떠리? 그저 아이와 함께 하는 이 삶이 참 재미나면 그뿐! 

함께 하는 이 삶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