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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19 가족

하루2022. 3. 16. 07:52

Photo by Fusion Medical Animation on Unsplash

3월 초에 걸린 코비드 19은 3일 정도의 고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을 동반했다.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할까? 고민할 생각이 들지 못하게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생각해보면 전화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통증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걸까? 

 

처음부터 치료제를 복용할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열이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나아졌는데, 그 사이에 등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잡겠다고 프롭테라피를 하다가 더한 통증을 느꼈고,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는 상황도 오게 되었다. 아. 열이나던 때에도 밤에 잠을 푹 자지는 못했다. 결국 새벽에 타이레놀을 복용했고, '이것이 바로 약효구나!' 싶게 통증이 덜어졌다. 그렇다고 잠을 푹 자지는 못했다. 내가 복용한 타이레놀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잠이 달아났다. 

 

코비드 19으로 누워있는 동안, 식구들에게 '밥'은 지어 주어야 했기에, 잠깐 일어나 마스크를 하고 밥을 차려주고 나는 다시 누웠다. 함께 밥을 먹다가 아이에게 옮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되었으니까. 아이는 누워 있는 나를 보면서 '엄마 아파도 밥은 줄거지?'라고 물어봤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평소 입이 짧은 아이가 밥 걱정을 하다니.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아이에게 제대로 된 집밥 말고도 치킨 등의 배달 음식을 몇 차례 제공해주었고, 그러다 보니 함께 식사를 하고, 1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자던 것도 슬슬 가까워지고, 결국 아이도 코비드 19 증상이 나타났다. 아이는 꼬박 하루하고 반나절을 열이 났고, 열과 함께 코비드 증상도 사라졌다. 다행이다.

Photo by Isaac Quesada on Unsplash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은 제대로 된 격리를 하지 못했다. 배우자가 먼저 걸렸으나 방을 따로 쓸 생각도 하지 않았다. 평소 침대 위 난방텐트에서 잠을 자던 남편이 추워하길래 따듯하게 자라고 온수매트를 내주고 나와 아이가 난방텐트로 자리를 이동했는데, 어쩌면 그때 그 공간 이동으로 옮았을까? 싶기도 하고, 현관문 옆 마스크 걸이에 있던 배우자의 마스크를 우연찮게 내가 착용한 것은 아닐까에 코비드 19의 원인을 점쳐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아이는 한동안 쌩쌩했다. '역시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나봐!' 슈퍼면역이다! 하면서 섣부른 판단을 했는데, 아니었던 거지. 아이도 코비드 19 막차를 탔으니까. 아이는 그 동안 코로나 걸린 엄마가 포옹도 안 해주고 뽀뽀도 안 해준 것이 못내 아쉬웠나보다. '나도 코로나 걸렸으니 이제 엄마한테 안길 수 있다'고 좋아했으니까. 만약 평소처럼 아이를 대했다면, 내가 아플 때 아이도 함께 아파서 더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까지 남편과 나는 간헐적인 기침이 남아 있다. 또 나에게는 코는 막히지 않지만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얼마나 이 증상이 갈지 모르겠다. 그나마 아이에게는 그런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매일 밤 산책을 한지 4일 째, 운동으로 만회할 수 있겠지 싶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제자리를 찾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