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ordinary Everyday!

아침에 물끄러미 자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등을 쓰다듬어주며 자연스레 깰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이는 어제의 일을 잊고 있는 표정이었다. 얼굴에 편안함이 묻어 있었다. 물론 일어나서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불과 10시간 전의 일인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신기하다. 남편도 어깨가 좋지 않을뿐 아이에게 사랑의 눈길을 전한다.

 

이은대 작가님이 그러셨지. 일기를 쓰고 얻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라는 것. 그것을 생각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 그대로 내가 만들어 놓은 경험의 축적이다. 그런 의미로 소중하다. 어떤 사건이 있던지간에, 나는 그 과거를 거쳐온 사람이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발걸음으로 그 모든 것을 지나왔다. 그래서 뿌듯하다. 이렇게 현재를 마주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이를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블로그 포스팅 작업을 하려던 참이었나? 성경쓰기를 마저 하려던 때였나? 갑자기 컴퓨터 모니터에 가로줄이 그어졌다. 그 순간이 기억이 나지 않네. 꺼졌다 켜졌을까? 정말 한순간이었다. 누군가 윈도우에 블라인드를 친 것마냥 그렇게 검은색 가로줄이 생겼다. 신기하게도 왼쪽은 그 줄 색깔이 옅다. 다행이다. 그쪽에서 작업을 할 수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2016년 후반에 구매한 이 모니터가 2022년 초반에 고장이 난 것은 일반적인 것일까? 베트남의 불안정한 전류 때문일까?

 

내 옆에서 쭉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나만 갖고 있었나보다. 어쩌면 모니터는 잠깐씩 꺼지면서 '이상징후'를 내게 보냈을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감지 못했구나.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함께 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그 동안 잘 관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잠들기 전에는 껐어야 했는데, 너를 계속 켜두었구나. 

그럼에도 함께 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에게 마음이 간다. 타국에 있는 자녀의 안녕을 기도하시는 부모님. 매순간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하는 배우자. 외로움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딸 아이.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소중하다. 이제는 내가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시간. 조용히 두 손을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