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ordinary Everyday!

반응형
사건이 일어난 지는 음. 5시간이 되간다.
일어났던 순간에는 당황했다. 하지만 나의 사고는 증폭되어갔다.

마라톤 세미나로 오전을 다 보내고 식당에 갔다.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과.

식당은 왼쪽에 보이는 형태의 식판을 제공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왼쪽 그림과 같은
모습으로 식판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것이라 본다.

윗쪽에는 반찬들이
아래쪽의 왼쪽은 밥, 오른쪽에는 국그릇이.
가로가 넓은 형태로......

하지만 나는 이 식판을 반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한 모습으로 식사를 한다.

즉 세로가 길게, 국은 멀찌감치, 밥은 내 바로앞에 있는 모양,
그리고 반찬은 왼쪽을 향하게 말이다.


내가 그렇게 식판을 놓는 이유는 나에게 편해서이다.

일단 나는 밥을 국에 말아 먹지 않는다. 국의 경우 건더기만 섭취한다.
 -> 그러기에 국이 멀리 있어도 상관없다.

이런 자질구레한 것까지 써야할 필요가 있을까마는, 우리나라는 원래 국문화가 아니었다고 한다.
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서 재료가 적을 경우 뭐든 우려내 다함께 먹는 문화가 자리 자리잡았다고 하는데,
물론 우려내어 먹으면서 영양소를 섭취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국물의 짠 성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몸이 작다. 팔도 짧은 편이다. 쉽게 말해 Disabled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식판을 가로로 두고 밥을 먹기에는 팔이 어정쩡해지는 입장이다.
게다가 국에서 증발되는 수증기가 소매에 묻는 것도 싫다. 냄새가 배는 것에 대해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유별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양파 먹고서 입에서 냄새나면 양치질을 하면 그만이지만,
옷은 어찌할 수가 없는 것 아니지 않는가?
향수를 뿌려서 중화시킨다 해도 냄새의 합성에 있어서 찬성할 만한 일도 아니고.
그리고 어쨌거나 밥을 먹는데 몸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세로로 놓인 식판을 굳이 가로로 바꿔 주신 분이 있다.
내게 왜?냐고 묻길래 '이게 편합니다.' 했더니
당신의 마음이 불편하다면서 몸소 바꿔 주셨다.
정말 당황스럽다. 이 상황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이 자리가 좁아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아니다. 충분히 넓은 식탁이다.
둘이 세로로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폭인데,
도대체 무엇이 그 세로식판이 그 마음에 무슨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뭐든지 가로로 배치가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가?
국을 먹는 빈도수가 작은 사람의 경우 오른쪽에 배치된 국은 방해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국그릇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건더기는 먹으니까. 게다가 국위쪽으로 내 팔이 왔다갔다 할 경우,
가뜩이나 실험하면서 이상한게 소매에 붙을지도 모르는데, 국에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팔 짧은 내가 국을 돌아 반찬을 먹기는 쉽지 않단 말이다.

그런데 왜 가로로 배치가 되어 있어야 하는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가로식판자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나같은 가로식판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을 Disabled로 생각해주며 가여운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예로 드는 것이 비약일 지도 모르겠지만,
목발 짚고 걷는 사람에게서 목발을 뺏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싶다.
어떻게든 좋다.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면 어디가 덧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 평소 먹던대로 도시락 팀 사람들과 밥을 먹고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
. 가로식판을 이용하되 왼손으로 식사하는 것을 배운다. 단, 밥에 먼지 떨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감수한다.
. 논리적 반박을 한다. 단지 '편해서'라는 답변대신, 가로식판자가 수긍할 만한 이유를 댄다.

아무튼 난 첫번째를 시행하려고 한다.
이제는 직원식당에서는 절대로 절대로...밥을 먹지 않으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