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ordinary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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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오후, 해양을 통한 녹색성장 심포지움에 다녀왔다.
오전 중으로 마칠 일 때문에, 점심도 거른채, 봄비가 무섭게 내리던 날에 다녀왔다.
사실 가고 픈  마음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작게라도 든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근 일주일 전부터 3월 26일 녹색성장 포럼에 참석하라고 세뇌를 당한 측면이 컸다.
물론 나도 해양과 관련한 구성원이었으므로,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였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자의든, 타의든 참석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가는 JW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리는 녹색 성장 포럼.
가긴 갔는데, 나처럼 온 사람들이 많았다. 훗. 전세버스까지 동원해서 갔으니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이 당연하지.
그래서 오히려 절실히 원하여 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뒤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았다. 가부좌를 틀고 명상의 자세를 취했다. 그래도 쩌렁쩌렁 소리는 잘 들렸던지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아무튼 녹색성장 포럼 창립이 참으로 대단하다며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거니까) 다들 추켜세웠다.
축사를 세개씩이나 하고, 처음 들어보는 '치사'라는 것도 하고...
의자 위에 있던 녹색 손수건을 들어 오렸다 내렸다 하며 사진을 찍었다. -.-
그 이후로 기조연설을 하였다.

그런데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나오는 사람들마다 포럼 창립멤버라 할 수 있는 십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존경 하옵는, 평소 만나뵙고 싶었던,.. 어쩌구 저쩌구'를 얘기하였다.(하지만 순서의 앞은 항상 국회의원이었다.)
어쩌다 초반에 안할 경우에는 마지막 장식으로 이들에 대한 열거를 잊지 않았다.
아! 정말 그 사람들 열거할 시간에, 녹색 성장을 위한 다른 생각을 몇 개라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기조연설 시간이 다가왔다.
참으로 깔끔하게 준비를 해오신 연사께서 열심히 발표를 하시는데, 호텔 직원이 그 옆에 탁자를 갖다 놓았다.
나는 그 탁자의 역할이 궁금했다.
무려 40분 발표를 하시기에 힘드실 때는 앉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했는데

조금 있다가 호텔 직원이 물컵 한잔을 갖다 놓는 것이었다. -.- 뭥미.
그렇다고 그 연사분이 물을 드셨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물을 마시는 것을 떠나서 그런 상황이 참 나에겐 웃음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정작 나에게 큰 웃음을 준 것은 포럼 내용이었다.
녹색성장은 지금껏 이루어졌던 경제와 과학기술의 상호관계 테두리 안에 '환경'을 동등하게 대입시키는
그래서 이 세개(경제 + 과학기술 + 환경)의 교집합을 이루는 패러다임이다.
그리고 이 패러다임 안에서 '해양'의 역할은 기후 온난화에 대한 방지책이다.
(물론 교과서적인, '이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도 빠지지 않겠지)
어쨌든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버퍼링 작용을 하는 해양을 통해서 기후 온난화를 방지하는 것인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것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 온난화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북극의 빙하가 녹기 때문에, 북극의 항로가 열릴 것이며, 우리는
이 항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
게다가 대운하를 염두하고 세운 것인지, 장거리 도로운송을 항로를 통한 운송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있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모르지만, 차도 기름쓰고, 배도 기름쓰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리고 마지막 발표 연사께서 말씀하셨다.
녹색성장을 위한 기반으로는 석유자원개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시추기계를 여러개 보여주시기까지 했다.( 전세계적인 석유 매장량이 6백억 배럴로 추정하고 있다나 뭐라나 -.-)

결국은 녹색성장은 허울뿐인 거 밖에 되지 않는다. 탄소배출에 대한 힘있는 국가들의 압력이 가해지므로,
어떤 쇼를 보여줘야 했던 것인지,
오바마 정부에서도 그린테크, 클린테크를 내세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름만 그럴싸하게 만든 게 아닐가 싶을 정도로......
과연 목적이 무엇인지, 녹색을 생각하기는 하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토론시간을 듣지 않고, 맛나다던 만찬도 마다하고 뛰쳐나왔다. -.-
그리고 서점에서 책을 구입했다.
책 제목은 '나는 누구인가?'........
어허허허허허허허헣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헣허허허허허허
헛웃음이 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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